지난주부터 주말까지 중국(백두산천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방문한 지역은 당연히 연변쪽입니다.
원래 (대부분의 젊은층이 그렇겠지만) 중국, 중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안 좋았었기 때문에
중국여행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저랑함께 여행을 한번 가보시고 싶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냥 꾹참고 가드리기로 했습니다.
일단... 중국에 가려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중국 가는데 비자를??? 이렇게 까지 해서 중국을???)
자유여행이면 당연히 개인이 받아야하고 저처럼 단체 패키지여행이면 여행사에서 해결해 줍니다.
아침 9시 50분 비행기인데 여행사에서는 공항에 6시 30분까지 나오라고 하네요 (1차 빡침)
도착하면 국내 여행사 직원이 여권을 거둬가서 여권에 스티커를 붙입니다. (흠...)
그리고 단체비자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주는데 (여권에 붙인 스티커 숫자가 자기번호 입니다. )
여기서부터 슬슬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느낌이 나기 시작합니다.
각 번호의 1번이 반장 역할을 합니다.
패키기로 가시는 분들, 중국을 여행으로 가시는 분들은 대부분 연세가 좀 있으셔서
저처럼 젊은 사람이 한 명 끼여서 가면 여행 중간중간에 좀 도움을 드려야 되는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이건 전혀 짜증 나지 않았습니다. )
하지만 대부분의 중장년층이 그렇듯이 통제에 잘 안 따르시고 개별 행동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특히 우리 아버지... ㅂㄷㅂㄷ)
좀 자주 깊은 빡침이 올라옵니다.
비행기 안에서도 좀 소란스럽고 승무원들의 통제에 안 따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보고 있으면 또 빡칩니다.
비행기 안에 상황은 신경을 끄고 음악이나 태블릿에 담아 온 영상에 집중하도록 합시다.
현지에 도착을 하면..(연변까지는 2시간 50분 정도 소요됩니다. ) 사람들을 여권 번호 순서대로 줄 세우고
출입국 심사하는 곳에 여권 사본을 제출합니다.
게이트를 통과해서 가이드를 만나면 일단 신경 쓸 일은 없습니다.
택시를 알아본다거나 지도를 본다거나 식당을 찾는 등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습니다.
한편으로는... 편하기는 한데...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찾아가는 게 여행의 재미인데...
그런데... 중국공항에서 유심칩을 팔지 않네요...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예전에는 마트나 공항 안에서 판매를 했는데
'실명제' 실시 때문에 더 이상 판매하지 않고 휴대전화 대리점에서만 판매한다고 합니다.
도대체 실명제랑 유심칩이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여행 내내 유심칩을 구매하지 못했습니다.
저녁에 호텔에 가서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나마도 와이파이 신호 하나를 전층이 다 같이 사용해서
속도도 엄청 느리고 유튜브, 네이버, 넷플릭스도 중국 안에서는 다 막혀있기 때문에
VPN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인터넷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느립니다.
그나마 같이 가시는 분들이 다 연세가 있으셔서 인터넷 사용량이 많지 않아서
좀 쓸만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답답한 수준입니다.
인터넷이 되긴 된다...
첫날에는 압록강 건너편에서 북한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백두산 천지보다 이 코스가 더 흥미로웠습니다.
건너편에서 본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사람은 한 사람도 볼 수 없고 그냥 깔끔한 건물들만 보입니다.
요로캐 오래된 망원경이 구비가 돼있고 이걸 보고 있으면
중국 사람들이 천 원이나 1달러를 달라고 합니다.... 전 그냥 줬습니다.
사진이 왜 삐딱하게 찍혔지...
망원경을 통해서 보면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망원경의 접안렌즈에 핸드폰 카메라를 바짝 붙여서 촬영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 통로를 통해서 중국과 북한이 이어지는 다리 근처까지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도 다리의 절반까지는 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안 좋아서 안된다고 하네요 ㅎㅎ
그리고 나서... 굉장히 이해할 수 없는 코스...
중국에서 아주 핫한 한국 민속촌에 방문을 했습니다....
중국의 젊은 여자들이 근처 한복집에서 한복을 대여하고 메이크업도 받고
전속 사진사도 붙여서 70, 80만원 정도 되는 돈을 지불하고 한국 민속촌을 방문하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온 우리는 왜 여기에???
국뽕코스인가??
이해할 수 없어서 사진도 거의 안 찍었습니다.
패키지여행이라서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아주 많았습니다.
어르신들은 이렇게 여행하시는 게 편하시겠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저는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도 여행은 자유여행으로만 다닐 것 같습니다.
이동하는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을 때
휴게소 건물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남성들이 좀 과도하게 쳐다본다... 싶었습니다.
전 별로 신경 안 쓰고 한국사람이 신기할 동네는 아닐 텐데?? 하고 그냥 휴게소로 들어갔습니다.
휴게소로 들어가면서 휴게소 주차장 바닥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신기하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를 과도하게 쳐다봤던 중국 남성들은 북한 사람들의 감시자였는데
남한의 관광객들과 북한의 노동자들(인근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었습니다.)이 접촉할까 봐
걱정이 돼서 쳐다봤었던 것 같습니다. (아깝다... 인사라도 해볼걸...)
연변 쪽은 아무래도 돌아볼만한 관광지가 없다 보니 백두산 천지만 두 번을 올라갑니다. 한 번은 북쪽으로 한번은 서쪽으로 북쪽은 차로 1시간~1시간 반 가량 올라가서 또 40분 동안 계단을 올라가야 하고 서쪽코스는 차로 거의 다 올라가는데 입장줄을 한 시간 정도 서야 합니다. (혹시나 서쪽코스로 갈 때 가이드가 줄을 서지 않고 갈 수 있다고 하면 그렇게 한다고 하세요 대신 돈은 더 줘야 합니다. )
저는 막상 천지에 올라갔을 때 보다 차로 올라가는 동안에 풍경이 더 예뻤습니다.
의외로 이국적(?) 이기도 하고 가을을 좀 빨리 느끼는 기분이었습니다.
(아~ 혼자 왔으면 더 좋았겠다...)
백두산천지가 국경선에 걸려있어서 중국이라고 적힌 표지 뒤쪽에는
조선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울타리를 넘으면 바로 북한땅입니다.
가이드는 말리지만 많은 한국의 아저씨들이 북한땅으로 넘어가서 사진을 찍고 다시 넘어오십니다.
계단은 총 1440개입니다. 저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좀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 내려오면 파바바박 뛰다시피 내려오는데 아버지랑 같이 보폭을 맞춰서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려니
계속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서 근육이 살짝 뭉쳤습니다.
저는 중국 여행자체도 처음인데 패키지도 처음이라서...(게다가 아버지랑 둘이 여행도 처음...)이것저것 안 맞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가이드도 처음에 중국인걸 감안해 달라고 미리 설명을 하긴 하던데...
호텔이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대충 스윽 보면 이게 뭐?라고 할 수 있는데 호텔의 청결도가 중요하신 분들은 좀 가격대가 있는 패키지로 가시거나 지저분한 방을 받았을 때 바로 프런트에 알려서 방을 교체하시는 걸 추천드리는데... 그래도 다 비슷비슷합니다. 욕실에 곰팡이도 많고...
중국은 음식이 유명하고 특히 연변 쪽은 조선족이 많아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고...가이드가 설명을 하는데... 저는 별로였습니다. 한국에서 '단짠'이 유행한다는 소식이 잘 못 전달이 됐는지...모든 음식이 너무 달거나 너무 짭니다. 아주 옛날에 2000대 초반에 이탈리아 음식을 좀 어설프게 흉내 내던 가게들이 많았었는데 살짝 그런 느낌입니다.
패키지여행이다 보니 살짝은 강압적인 설명회를 곁들인 쇼핑(?)이 두 번이나 포함돼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아~ 두 번 다시는 패키지여행은 가지 않겠다'라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열심히 설명은 하시는데.. 1990년대 시골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만병통치약을 파는 약장수 같이 모든 부위에 다 좋은 비누와, 콜라겐을 판매하셨었습니다.
패키지 옵션으로는 저녁식사에 + 삼겹살 무제한, + 송이버섯추가 마사지, 양꼬치랑 맥주 무제한이 있었는데 가이드가 너무 당당하게 이거랑 이거는 필수로 해주세요라고 요구해서...이건... 도대체 뭔가... 패키지여행 다니는 사람들은 다 호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을 모집하기 위해서 가격을 좀 저렴하게 하고 대신 호텔을 좀 안 좋은 곳으로 잡고
같은 식당을 3번씩 방문하고 옵션을 막 붙여서 이런 여행 상품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좀 저렴하다 싶은 여행상품이나 영세한 업체에서 운영하는 패키지 상품은 선택을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다시는 패키지여행과 중국여행은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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