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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감상평

채사장의 첫번째 소설 ; 소마

by 찍고 읽고 걷다.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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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은 늘 1쇄로 구입합니다.
요즘은 종이책 시장이 많이 작아지기도 했고
책의 보관과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1쇄의 부수를 좀 소극적으로 잡는 편이라
유명한 작가들의 책을 1쇄로 구입하려면 꼭 첫날에 구입해야 합니다.
작가 ‘채사장’의 첫번째 소설 ‘소마’는 12월 24일 날 출간했는데
연말에 시간이 안나서 첫날에 못 가고 29일에 가서 구매했더니 벌써 4쇄까지 나와있네요

채사장은 원래 ‘지대넓얕’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다가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동명의 책 ‘지대넓얕’이 인문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고
시민의 교양,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최근에는 지대넓얕0 까지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대넓얕 시리즈는 누적판매부수 200만 부가 넘었고 지대넓얕0는 2020년에 가장 많이 팔린 책 5위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계속해서 인문학서만 출간해오던 작가 채사장이 뜬금없이 소설을 출간한다고 해서
조금 의하기도 했고 기대도 됐었는데 역시나 유명해지면 사람들이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무조건 다 사는것 같습니다. ㅎㅎ(저를 포함해서)

뒤편에 적혀있는 내용을 보면 역시나 소설 ‘소마’도 인간, 사람, 또 다른 모습을 한 ‘나’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소마’라는 이름으로 태어나서 사무엘이 되었다가 아틸라가 되었다가 다시 소마가 되어서죽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채사장의 다른 책들처럼 읽기 쉬운 문체로 되어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깊이가 얕다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쉽게 읽히는 책이라고 해서
결코 가볍거나 가치가 낮은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권의 책에서 인간의 전생에를 다루고 있고 그 인간이 겪는 경험의 폭이
매우 폭이 넓어서 하루키 같은 일본 작가들의 소설처럼 세세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은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이해가 쉬워서 빨리 읽어도 놓치는 부분이 없고 재미도 있어서 한번 잡으면 완독 하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소마’였을 때는 사회적인 의무나 지위,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오롯한 ‘나’로써 살아갈 수 있었지만
‘사무엘’이 되었을 때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어머니의 시신 옆에서 죽을뻔한 소마가 한나의 남편의 도움으로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되고
좋은 환경에서 한나의 아들로서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살아가지면 또 한편으로는
이민족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멸시와 핍박, 편견을 받으면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다시 ‘사무엘’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소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다가
무력으로써 세상을 가지게 됐을 때는 ‘아틸라’라는 공포의 군주가 되어서 온 세상을 다 가지게 됩니다.
발길이 닿는 곳 눈길이 닿는 곳이 모두 다 나의 것입니다.
소마가 다시 소마가 되었을 때는 많은 것 잃게 됩니다.
자신이 누렸던, 자신이 가졌던 세상 중 티끌만큼도 가지지 못하게 되고
눈으로 보지도 소리로 듣지도 세상을 향해 외치지도 못하게 됩니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내면의 소리를 듣고 예전의 추억들을 다시 그리는 것뿐입니다.
소마는 어릴 적 아버지의 화살을 찾으러 갔을 때처럼 추위를 막아줄 동굴을 찾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동굴 속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화려한 성에서 비단을 두르고 최고급 술과 고기를 먹어도 채워지지 않던 만족감이
더럽고 냄새나는 천조각을 두르고 추위를 겨우 피할 수 있는 동굴에서 채워지게 됩니다.

잘 다듬어진 화살은 궤적 위에서 방향을 틀지 않는다.
올곧은 여행자는 자신의 여정 중에 길을 바꾸지 않는다.
누구나 삶의 여정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본래 자신의 길을 찾게 되지.
그러니 걱정의 시간도 후회의 시간도 너무 길어질 필요는 없다.
화살이 아니라 화살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를 담대하게 하고, 너를 어른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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